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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킹 폭주' 골프장, 매크로와 전쟁 중

예약권 대량 구매 뒤 되팔아

서버 장애로 피해 잇따르자

방어벽 구축하고 처벌 경고

신분증 인증 등 대책 팔걷어



골프장 업계가 ‘매크로’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충북 충주의 A 골프장은 최근 ‘불법 프로그램 사용 적발 시 영구 예약 및 내장 불가 외 강력히 처벌됨을 안내드린다’는 내용의 긴급 공지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다음 달 초 티타임 예약을 지난주 오픈한 이 골프장은 곧 서버 다운으로 예약 접수를 중단했다. 매크로 등에 따른 외부 서버 방해가 있었다고 보고 방어벽 구축을 위해 티타임 오픈을 1주일 미룬 것이다.

A 골프장 관계자는 22일 “티타임 예약이 오픈되자 1초에 거의 100회씩 접속 콜이 오는 경우도 있었다. 매크로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같은 인터넷프로토콜(IP)로 같은 장소에서 폭주하는 콜이 상당히 많았다. 대부분 해외 IP여서 차단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매크로는 반복 작업을 자동으로 할 수 있게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성공할 때까지 클릭 되는 등 같은 명령을 반복하기 때문에 실패 확률이 낮다. 백신 예약이나 마스크 구매 등에도 이용돼 논란이 일었고 오디션 프로그램 영상 조회 수 조작 소동의 중심에도 매크로가 있었다. 매크로 사용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이를 통한 대량 구매와 재판매, 서버 장애 야기 등은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

골프 붐에 가을 극성수기가 겹치면서 요즘 라운드 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으로 어렵다. 인천의 B 골프장은 오는 11월 20일 티타임 예약을 지난 21일 오픈했는데 일부 코스는 30초 안에 마감됐다. 이 정도로 치열하다 보니 매크로 등을 이용한 편법 예약이 기승을 부리는 상황이다. 매크로 프로그램은 20만 원 선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장 업계에 따르면 위약금 없이 취소 가능한 기한의 마지막 날에 예약 취소가 몰리는 경우가 최근 들어 부쩍 잦다. 이럴 때 골프장들은 매크로를 이용한 불법적 예약 선점을 의심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른바 ‘업자’들은 티타임을 대량 구매해 재판매하다가 안 팔리면 위약금이 발생하기 직전에 몽땅 취소해버린다. 4~5일 전에 갑자기 10개, 20개씩 비는 티타임이 생겨버리면 난감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이에 골프장들은 위약금 발생일 이전 상습 취소 사례를 모니터링해 추후 예약 영구 금지 등의 페널티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실명제 예약과 라운드 당일 본인 필수 입장을 강제하는 곳도 늘고 있다. C 골프장 관계자는 “현장에서 신분증을 확인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많다. 고객이 본인이라고 우기면 사실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꼭 매크로 이용자가 아니라도 워낙 골프 치려는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서버 증설 여부를 놓고 고민이 깊다. 현재 상황만 보고 비용을 들였다가 ‘위드 코로나’ 방침으로 해외 원정 골프가 풀려 그쪽으로 수요가 쏠릴 경우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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