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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방어’ 임성재의 정교함···느려서 나쁜 스윙은 없다

지면 번갈아 밟으며 밸런스 정렬

코킹 후 팔 아닌 가슴으로 회전

천천히 힘 모은 뒤 한순간 폭발

임성재 연속 스윙. 사진 제공=JNA


임성재(24)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22~23시즌을 타이틀 방어로 시작한다. 6일부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서머린 TPC에서 개막하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의 지난해 우승자가 임성재다. 지난 시즌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2위에 올랐던 임성재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참가하게 돼 기쁘다”며 “가을 시즌이 굉장히 중요하다. 시즌 초반부터 잘해서 페덱스컵 포인트를 미리 많이 따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했다.

임성재 스윙의 가장 큰 장점은 일관성이다. 특히 드라이브 샷이 안정적이다. 2018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합류한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견고해 지고 있다. 티샷으로 얻은 이득 타수를 보면 2018~2019시즌 33위(0.341타)를 시작으로 2019~2020시즌에는 20위(0.437타), 2020~2021시즌 16위(0.526타), 그리고 최근 막 내린 2021~2022시즌에는 8위(0.651타)에 이름을 올렸다.

똑같은 스윙을 매번 반복하기 위해 임성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셋업이다. 시작이 흐트러지면 이후 동작도 헝클어지기 때문이다. 임성재는 어드레스에 들어간 뒤 양발을 번갈아가며 지면을 여러 차례 밟는다. 볼 위치, 발, 엉덩이, 어깨, 팔 등의 정렬 상태를 체크하면서 몸의 힘을 빼고 전체 밸런스도 잡는 과정이다. 스윙에 앞서 무릎을 한 차례 굽혔다 펴며 반동을 주는 독특한 동작도 눈길을 끄는데, 2018년 PGA 2부인 콘페리 투어를 뛸 때부터 생긴 버릇이다.

임성재는 백스윙도 독특하다. 세월아 네월아 하며 천천히 들어올린다. 고등학교 시절 방향성에 문제가 있었던 그는 백스윙을 느리게 하면서부터 좋아졌다. 임성재처럼 느린 스윙을 하는 대표적인 선수가 지난해 마스터스를 제패한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다. 둘의 차이점은 스윙을 멈추는 지점이다. 임성재는 테이크어웨이 단계에서, 마쓰야마는 백스윙 톱에서 잠깐 멈춘다.

임성재의 코치인 최현(48) 프로는 “임성재는 테이크어웨이 때 샤프트의 그립 끝쪽이 타깃 방향을 향하도록 코킹을 만든 다음, 팔이 아닌 가슴으로 회전을 하면서 클럽을 들어올린다”며 “임성재가 백스윙 초기에 잠깐 멈추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테이크어웨이 때 손목의 각도에 신경을 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성재의 백스윙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특징은 오른 다리와 엉덩이 회전을 최대한 억제한다는 점이다. 그 결과 백스윙 톱에서 엉덩이는 40도, 어깨는 100도 회전각을 이룬다. 큰 상·하체 분리가 임성재 비거리의 원천이 된다.

백스윙이 느리다고 해서 임팩트 때 헤드 스피드까지 느린 건 아니다. 천천히 힘을 응축했다 다운스윙 시작과 더불어 한순간에 쏟아낸다. 머리는 그대로 두고 하체부터 목표 방향으로 돌려주면서 최대한 체중 이동을 한다. 강한 힘을 쓰게 되면서 약간 주저앉는 듯한 자세가 되는데 임팩트 순간에는 점프를 하는 느낌으로 휘두른다. 양발 뒤꿈치가 지면에서 들리는 이 동작을 통해 지면반력을 얻는다. 임팩트 후에도 볼이 있던 지점을 끝까지 바라보면서 양팔을 목표 방향으로 길게 뻗어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동작이 일관된 방향성의 비결이기도 하다.

오른 어깨가 턱 밑으로 지나간 후부터는 피니시까지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피니시 자세를 항상 끝까지 유지하는 등 스윙 밸런스도 좋다. 이는 임성재의 몸이 전반적으로 유연한 측면도 있지만 무리 없는 스윙을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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